Effaced는 올해, 작가 조현아의 주요 관심사인 “지운다는 행위”와 “지워낸다”는 의미, 그 부산물로 인하여 생성된 틈들과 균열에 대한 사유에 관한 두 번째 실험이다. 이 전시는 2년 전 본인이 출간한 <Des Grands Sphinx>에서 출발점을 갖는다. 6개의 Ordure 드로잉, 여섯 개의 O의 이야기, 94개의 사진 리서치 이미지로 구성되어 책으로 묶인 페이지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나들며 밤의 산책자요, 밤의 수수께끼 역할을 하는 주체이자 대상, 동시에 어디에나 있으면 동시에 익명인 O들의 유령에 관하여 주목하고 이들의 흔적을 탐구한다.

Effaced는 <Des Grands Sphinx>에서 문자 O를 제외한 모두를 지워내고 동시에 다시 쓰는 행위를 반복하며 발생하는 배반과 모순의 지점을 드러낸다. 영상, 설치, 슬라이드 프로젝션, 그리고 사운드를 통해‘수많은 이름’이자 동시에 ‘이름없는’ O의 유령들을 호명하고, 이들의 노래는 지하의 작은 공간에서 공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