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티스트 2016: Art Around

Hello! Artist 2016: Art Around

2016.7.27 - 8.19

Exhibit Cat. PG3

서사의 간극 - 노상호 신건우

Sang Ho NOH / Gun Woo SHIN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은 (재)네이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2016 헬로! 아티스트 오프라인 전시 ‘아트 어라운드(Art Around)’의 전시공간으로 선정되어 <서사의 간극>전을 기획하였다. 사루비아의 전시를 시작으로 릴레이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와 ‘공간’의 공생관계에 주목하면서, 각 공간의 특색이 반영된 전시와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루비아다방은 ‘서사의 간극’이라는 주제 아래, 헬로!아티스트를 통해 소개된 노상호, 신건우 작가를 선정하였고, 이들이 전시공간을 온전히 자신만의 고유한 창작언어로 재해석하면서 적극적으로 조형적 실험을 펼치고, 작품에 대한 직간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두 작가의 작품의 중심축은 ‘이야기(서사)’이다. 노상호의 작품에서는 타인의 서사가 작가 개인의 경험과 만나 변화되고, 신건우의 작품에서는 개인의 서사가 현실 속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드러난다. 매일의 소소한 일상을 빠르게 수집·기록하며 에피소드를 표출하거나(노상호), 사회적 사건·종교적 신화·정치적 이슈를 작품 속에 상징과 은유를 통해 이야기한다는 점(신건우)에서, 두 작가는 관심의 대상이나 주제, 재료나 기법, 태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평소 스스로를 ‘얇고 넓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노상호는 인터넷, SNS, 잡지, 신문 등의 매체나 바깥세상에서 보고 들으며 경험한 서사와 이미지를 수집하고 이를 재편집하여 본인만의 특유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작가는 이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형식을 취한다. 드로잉, 벽화(이미지+글쓰기), 페인팅, 퍼포먼스 등 보편적인 예술의 형식과, 또 하나는 책, 앨범, 제품, 포스터, SNS 등의 대중적으로 소통 가능한 매체이다. 그는 SNS를 통해 거의 모든 이야기와 이미지를 하루 단위로 만들고, 공유하며, 소비한다. 원본의 개념이 무색해진 스마트폰의 이미지처럼 그의 작품은 다양한 방식으로 넘쳐나고 수용된다. 작가가 만들었지만 작가의 것이 아닌 것들로 채워진 가변적인 세계, 이렇게 노상호의 ‘얇고 넓은 세계’는 끊임없이 변형과 혼합을 통해 증식한다.


개인의 무의식에 근간을 둔 신건우의 서사는 구체적인 인물의 모습과 여러 개의 층위가 중첩된 풍경으로 등장한다. 묵시적인 개인의 심리적 상황에 집중했던 과거의 시선으로부터 점차 작가의 관심사가 사회로 옮겨지면서 그의 작업은 정치와 종교,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구조적인 모순과 부조리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조각, 부조 및 평면(조각에서 파생된 형태), 설치 등의 다양한 조형적 작업은 무감각해지면서 간과하기 쉬운 간격, 틈새를 노출시키며, 사회 시스템을 재발견하는 기재가 된다. 오랜 기간 고착화된 미술계 시스템과 그 영역 안에서 활동하며 느껴왔던 창작의 고민이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내면으로 집중되었다. 그리고 평범하고 익숙하게 본인의 작업을 규정짓는 관념, 어떤 현상과 의미를 연관 지었던 도그마, 세상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의 틀, 이 모든 것들의 경계를 넘나드는 불완전한 풍경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각자가 구축해 온 서사의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을 실험했다. 노상호는 이미지를 소비하거나 서사를 퍼뜨리는 방식에 주목한다. 원본을 배제하고 서사가 흩뿌려지듯 가공된 인쇄물을 전시장 곳곳에 배치하였다. 스티커, 전단지, 배너, 포스터, 현수막 등 대량 복제와 배포가 가능한 인쇄된 이미지들이 단편화되고 부유한 채 관객들과 만난다. 신건우는 좌대를 이용한 조각의 전형적인 전시방식이나 밀도 높은 부조와 평면 작업의 방식을 달리하며, 추상과 형상 사이에 압축되어 있던 서사의 다층적 구조를 공간 속에 파편화된 형태로 자유롭게 늘어놓았다. 추상 벽화를 느슨하게 그리거나, 벽면 여기저기에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드로잉하고, 응축된 부조나 조각 형태들을 여러 층위로 분열시키면서 여백의 숨통을 열어주는 새로운 설치형식을 취했다. 신작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완성된 하나의 결과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에게는 조형적 언어와 태도가 오롯이 발현되는 하나의 과정이자, 실험이며, 또 다른 서사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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